기획
100년 역사,
굳건한 결의가 살아 숨 쉬는
진천소방서 탐방기
지금으로부터 딱 100년 전인 1921년, 대원 20명과 완용펌프 1대로 조직된 진천의용소방대는 진천소방서로 명맥을 이어
오랜 시간 충북 진천의 소방안전을 책임져 오고 있다.
긴 역사 속에서 경험으로 차곡차곡 다져진 소방대원들의 굳건한 의지가 지금의 진천소방서 대원들에게도 고스란히 배어있는 이유다.
한편, 최근 80년대 소방유물 12점을 발굴해 국립소방박물관 기증을 추진하고 있는 등 역사적 의미를 가득 머금고 있는 진천소방서. 그 곳을 찾아가 보았다.
글 김민재 / 사진 이정도(포토마인드)
12점 발굴, 기증 추진
진천군민과 함께하는
‘공감’ 소방서


현 진천소방서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진천의용소방대는 1921년 이호신 명예회원이 기증한 대지 41평 목조건물 3층에서 시작됐다. 진천읍을 중심으로 각 면 소방조가 조직되었으며, 1962년 5월 노달선 의용소방대장 및 대원들이 사비로 중고 지프차량을 구입하여 운용했다. 이후 1967년과 1970년에 G.M.C차량과 시보레 차량을 국가에서 배정받았다. 1975년 9월 민방위 본부 산하로 재편성되면서 1978년 진천읍 사무소 부지 내에 1층 건물로 이주하여 사용하다가, 1983년 4월 각 소방조를 방화대라 개칭하고 완용펌프 1대를 보강받았다. 1987년에는 전국 소방기술 경연대회에 참가하여 속도방수 경기 부문에서 3등에 입상해서 상품으로 소방펌프차를 받은 바 있으며, 1991년 2월 진천군으로부터 대형 펌프차 1대를 배정받기도 했다. 그리고 1991년 6월 26일 청주 소방서 진천파출소가 개소되면서 의용소방대사무실도 같이 사용하게 되었고, 2001년 10월 22일 증평소방서 진천파출소(현 소방서) 신축으로 의용소방대 사무실을 진천읍 교성리(구 보건소 건물 2층)로 이전해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공식적으로 2005년 설립된 진천소방서는 소방행정과(11명), 재난대응과(19명), 예방안전과(17명), 진천119안전센터(49명), 덕산119안전센터(23명), 광혜원119안전센터(31명), 진천119구조대(19명)로 구성되어 있다. 인사·보건·예산 등 소방서의 전반적인 복무업무는 소방행정과가 지원한다. 재난대응과는 화재·구조·구급 등 현장을 지휘하는 현장지휘팀과 재난업무를 총괄·지원하는 대응총괄팀으로 이뤄져 있다. 예방안전과는 말 그대로 화재 등의 각종 재난을 예방하기 위해 기획·홍보· 안전교육 업무를 맡고 있으며, 소방특별조사업무도 동시에 수행한다. 그밖에도 진천소방서는 위험물 및 다중이용 업소의 효율적인 관리와 각종 민원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민원실을 두고 있으며, 119안전센터는 화재진압과 구급업무, 생활안전 등 각종 재난현장에 직접 출동한다.
진천군은 광혜원 산업단지와 신척산업단지 등 약 950여 개의 공장이 입주해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또한 덕산읍에 충북혁신도시가 있어 공공기관 및 공기업도 많다. 이에 공장화재 등 각종 화재 신고가 많은 편이고, 군 단위치고는 큰 규모의 도시(인구수 약 9만 명)이기에 구급 관련 신고 또한 많이 발생한다. 초평저수지, 백곡저수지 등 사람이 많이 찾는 관광지의 수난사고도 종종 발생하고 있으며, 7월부터 10월까지는 말벌집 제거 신고가 급증하고, 늦가을에는 뱀 출현 신고도 많은 편이다. 이처럼 지역적 특성에 맞는 업무 대처를 위해 진천소방서 160여 명의 소방대원은 진천 군민 안전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 오늘도 달린다.

진천소방서는 최근 소방의 현대역사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소방유물 12점을 발굴, 2024년 경기도 광명시에 개관 예정인 국립소방박물관 기증을 추진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발굴된 유물은 1980년대 소방왕 선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받은 트로피 1점, 1980년대 당시 소방 자동차와 복제 규정을 알 수 있는 사진 9점, 의용소방대 입대원서 문서 2점 등으로 매우 희귀한 역사적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소방유물 발굴에 적극 나섰던 진천소방서 홍보담당 김응현 소방교는 “개인적으로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했고, 유물발굴재단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어 소방유물 발굴사업에 흥미가 있었습니다. 비록, 물품 유실이 많아 소방유물을 많이 발굴하진 못했지만, 광혜원의용소방대 사무실에서 1930년대 철제 공로자 상패와 같은 진귀한 유물을 발굴해 감회가 새롭네요.”라고 전했다. 진천소방서는 지금도 틈틈이 119안전센터 창고나 관내 의용소방대 사무실을 방문해 소방유물 찾기를 이어가는 한편, 군민들을 대상으로 소방유물 찾기 캠페인 등 홍보를 진행해 나가고 있다. 김응현 소방교는 “소방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립소방박물관 건립은 소방서나 군민 모두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방박물관에 기증할 유물을 지속해서 발굴해 소방의 역사를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진천소방서는 군민과 동행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공공기관이 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다른 소방서에 없는 진천소방서만의 특별한 시설이 이야기다. 이와 관련 김응현 소방교는 “정문 앞에 위치한 119안전쉼터는 아마도 전국 소방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시설일 겁니다. 2019년 10월에 개소된 이곳은 스쿨버스를 기다리는 어린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스쿨버스 승하차장인데요. 소방서 앞에서 아이들이 스쿨버스를 기다리게 되면 시속 50km로 달리는 도로 주행 차량과 긴급 출동하는 소방차량, 우천 및 한파 등의 위험에 노출되거든요. 이러한 위험을 줄이고자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안전을 확보함과 동시에, 쉼터 내에 소방안전교육 영상을 제공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했습니다.”라며, “이 같은 시설을 통해 군민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진천소방서의 다목적 훈련탑(119체험장)도 군민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잠시 운영을 중단하고 소방관 전용 훈련탑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본래의 기능이 군민과 함께하는 인명구조체험 및 청소년 미래체험교실, 어린이 안전체험장으로 운영되었던 만큼 다시 군민과 함께하는 시간이 찾아올 날도 곧 오리라 기대된다. 아울러 진천소방서를 대표해 김응현 소방교는 군민을 향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작년에 이어 지금까지의 화두는 역시 코로나19입니다. 감염방지를 위해 마스크착용, 손 씻기 등의 기본적인 수칙을 꼭 지켜주시면 좋겠습니다. 또한, 11월은 단풍의 달이 아닌 불조심 강조의 달입니다. 그만큼 겨울철은 주택 등지에서 많은 화재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겨울이 성큼 다가온 만큼 주택 내 화재 안전에 특히 주의해주시고, 겨울철 화재용품 3가지(전기히터, 전기열선, 화목보일러)를 사용하실 때는 안전수칙을 꼭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주택용 소방시설은 아파트 등을 제외한 주택에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생명 용품입니다. 반드시 소화기 및 감지기를 1개 이상씩 설치하셔서 우리 가족의 안전을 지켜주세요!”
소방대원들을 위해 전문학습 동아리와 취미 동호회를 비롯해 헬스, 등산 동아리 등 10개의 ‘직장동호회’ 및 ‘네모 속 안전’이라는 사진동아리를 운영하는 진천소방서. 그래서인지 대원들 간의 결속력은 끈끈하며, 서로 격려하는 마음도 커져만 간다. 이런 대원들의 사기와 결의는 오랜 역사의 자부심과 시너지를 발휘해 지역사회 소방안전을 이끌어가는 진천소방서의 원동력으로 거듭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