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소형 완용펌프부터 지프형 소방차까지’
소방유물로 돌아본 소방차의 변천사
소방차는 소방관들의 애마로 불린다. 재난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고, 재난을 수습하고, 화재를 진압하며, 또 자연재해 발생 시 대민지원까지 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헌신하는 소방관들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항상 동행하기 때문이다. 흔히 소방차라고 하면 물대포와 사다리가 달린 빨간색 트럭이 떠오르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소방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소방차의 종류와 기술력도 현대화되면서 매우 다양하게 발전했다. 그렇다면, 과연 최초의 소방차 모습은 어땠을까?
오늘날 소방차의 원조 격인 100년 전 소방완용펌프부터 미군 군용차량을 개조해 사용되던 소방차의 모습까지. 세월에 따라 발전해 온 소방차의 발자취를
소방유물 사진으로 돌아보며 역사적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자.
정리 편집실 / 자료제공 소방유물을 찾아서(소방청 발간)
1800년대 후반 ~ 1900년대 초

완용펌프 중 가장 작은 기계로, 차륜식보다 앞서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바퀴로 이동할 수 있지만 매우 작아서 단거리 이동에만 사용되었다. 화재가 발생하면 여러 명이 들고 달려가 작업 위치를 잡고 물동이로 물을 퍼다 통에 부은 후, 두 명이 시소 방식으로 위아래로 손잡이를 움직여 펌프를 작동한다. 이 펌프는 재정상 대형 완용펌프나 동력식 펌프를 구매하기 어려운 면 단위 의용소방대 등에서 주로 사용된 장비로, 현재 우리나라에는 몇 대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희소성이 크다. 또한, 세계적으로 소방장비 발달사의 한 단계를 보여주는 가치 높은 유물이다. 흑백사진은 1890년대 궁정소방대의 완용펌프 조작훈련 모습이다.

1900년대 초
엔진을 이용한 소방펌프를 1900년대 초 당시에는 ‘즉통’이라고 불렀다. 순우리말로는 즉통을 ‘무자위’라고 부른다. 사람의 힘을 이용한 완용펌프보다 한 단계 발전된 것으로 당시에는 매우 중요한 화재진압 장비였으며, 해방 뒤까지 수십 년 동안 사용되었다. 1923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는 자동차즉통 24대, 증기즉통 7대, 발동기즉통 24대, 완용즉통 756대, 경편즉통 761대, 용토수 76개, 사다리류 1,293개, 밧줄 233개, 수관차 150대, 수송차 187대를 보유하고 있었다.

1970년대
해방 이후 미군정기, 지프차가 도입되면서 기동력이 좋은 지프에 소방펌프를 장착한 차량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물탱크는 없지만, 저수지나 우물, 하천과 같은 수원에서 양수가 가능해 직접 고압으로 방수할 수 있도록 한 차량이다. 당시 지방에서는 완용펌프가 주력 진압장비이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 차량은 첨단장비에 해당하였다. 소방차량 중 가장 작은 차량이자 시대적으로도 가장 오래된 장비로 실내 전시가 가능하므로 희귀성과 가치가 높은 유물이다. 사진은 1974년도 지프형 차량의 모습이다.

1980년대
소방차가 부족하던 시절, 일부 농촌 지역에서는 의용소방대원들이 화재진압을 위해 경운기에 물탱크를 장착한 소방차를 만들었다. 경운기를 소방동력펌프로 활용하고 후면에 물탱크(1,000리터) 및 수동식 사이렌을 설치했다. 재정이 열악했던 시절, 주민의 안전을 위해 자위적인 장비확보 노력을 엿볼 수 있는 가치 있는 유물이다.

1980년대
사진은 1980년대에 생산되어 배치된 소형 소방펌프차이다. 조작 방식 대부분이 전자식으로 작동부 패널이 매우 복잡한 최근의 소방차에 비해 매우 단순한 작동 구조로 되어있다. 소방차의 경우 가장 중요한 전시물품임에도 불구하고 보관 장소가 없다는 이유로 대부분 폐차 처리되거나 중고차로 팔려나가 공사장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소방차는 우리나라 소방장비 제작 기술의 역사를 보여주는 장비이자 야외 전시물로 가장 중요한 유물이다. 또한, 단순히 소방차의 발달뿐 아니라, 우리나라 자동차의 역사를 보여주므로 전략적으로 보존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