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포착된 물놀이 장면…경찰, 금산 금강 20대 수난사고 조사(종합)
물놀이 시작한 지 40분 안 돼 사고, 안전요원 "한차례 경고했다"
(금산=연합뉴스) 한종구 강수환 기자 = 충남 금산군 금강 상류 유원지에서 물놀이하다 20대 4명이 숨진 가운데 경찰이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해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10일 경찰이 확보한 CCTV 영상에는 이들이 물장구를 치며 놀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장면이 흐릿하게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면은 이들과 함께 놀러 온 A(22)군이 친구들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인지한 지 불과 몇 분 전에 포착됐다.
A(22)군이 119에 "화장실을 갔다 왔는데 물에서 놀던 친구들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신고한 시각은 전날 오후 6시 19분께. 이들이 물에 빠진 시간은 신고 시간 몇 분 전일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중학교 동창 사이로, 대전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이곳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차장에 차량을 세운 뒤 이들이 물에 들어간 시간은 오후 5시 40분께.
경찰은 물놀이를 시작한 지 불과 40분도 채 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가 난 곳은 서쪽으로는 금산 난들마을을 연결해 주는 세월교와 동쪽으로는 충북 영동으로 이어지는 부엉산 터널 교각 사이의 중간 지점이다.
실종된 이들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곳도 이 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사고가 난 곳의 수심은 2∼3m였다.
이곳의 강폭은 40∼50m, 수심이 깊은 곳은 7∼8m에 달한다.
수심이 불규칙적이고 유속이 빨라 과거 사망사고가 잦았던 터라 금산군은 이곳을 입수금지 구역인 위험구역으로 정하고 관리해 왔다.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는 구간에 물놀이객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강을 가로지르는 안전 부표를 설치해 놨다.
수영하지 못하는 A군은 얕은 물에 발만 담근 채 놀았고, 4명은 물에 몸을 담근 채 물놀이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채 물에 들어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음주 상태는 아니었다.
당시 상주 안전요원이 2명 있었으나, 1명은 순찰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요원은 안전 부표를 물놀이객이 넘어가지 못하게 계도하고 안내하는 역할 등을 한다.
사고 당일 안전요원은 경찰에 "아이들이 입수금지 구역에 들어가 물놀이하길래 수영하면 안 된다고 계도 차원에서 한 차례 경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경찰은 전했다.
한편 이날 유족들을 상대로 조사를 한 경찰은 시신 부검 여부를 유족 뜻에 따르기로 했다.
유족 대부분은 부검을 원치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숨진 이들이 수영 금지 구역에서 구명조끼 없이 물놀이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당시 근무하던 안전요원과 신고자 등을 상대로 자세한 사고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
금산군은 유족 심리안정을 위해 이들이 거주하는 대전시와 협력해 유족 심리상담과 장례 절차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9일 오후 6시 19분께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 기러기공원 유원지에서 물놀이하던 20대 4명이 실종됐다가 3시간 30분 만에 모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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