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위로 군용기 다녀"…포항공항 인근 주민 불안(종합)

작성일
2025-05-30
조회수
21
작성자
admin
"초등학교 위로 군용기 다녀"…포항공항 인근 주민 불안(종합)
해병대 마린온·해군초계기 잇단 추락…평소 소음·분진 피해도 커
주민 단체행동 움직임…"군공항 못 옮기면 이착륙 방향 재검토해야"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박세진 황수빈 기자 = 경북 포항에 있는 포항경주공항 주변에서 인명 피해를 동반한 '군용기 사고'가 이어지면서 주민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이번 해군 초계기 추락 사고는 아파트 단지에서 불과 260m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7년 전인 지난 2018년에는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이 포항경주공항 활주로에서 추락했다.
30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포항경주공항(해군 포항기지) 일대에서 이착륙 훈련 중이던 해군 P-3CK 대잠수함 초계기가 지난 29일 오후 1시 49분께 포항 남구 야산에 추락해 조종사 등 탑승자 4명이 모두 숨졌다.
사고 지점이 직선거리로 약 260m 떨어진 곳에 680여가구가 사는 아파트단지가 있어 많은 주민이 불안에 떨었다.
또 활주로 선상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가 있어 학생이나 학부모 역시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학교와 공항 울타리와는 불과 500여m 떨어져 있다.
주민들은 평소에도 학교 건물과 크게 떨어지지 않은 아슬아슬한 높이로 비행기가 뜨고 내려 불안하다고 입을 모았다.
동해면 주민 이장상(77)씨는 "평소 군용기나 항공기가 아파트나 초등학교 주변 하늘 위를 지나서 다녀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다른 방법만 있으면 다른 곳으로 날아다니는 것이 제일 좋은데 방법이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앞서 2018년 7월에는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이 포항경주공항 활주로에서 정비를 마친 뒤 시험비행 중 추락해 장병 5명이 순직했다.
공항 내에서 추락했지만 마찬가지로 많은 주민은 당시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에도 주민들은 해병대 항공단 헬기 이착륙과 기동에 따른 소음·분진 피해를 겪으면서 불만을 나타냈다.
이런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하면서 주민의 불만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동해면과 청림동·제철동 주민들은 지난 2019년에는 '해병대 헬기부대 격납고 건설 반대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수차례 집회를 열기도 했다.
초계기 사고 현장 인근 아파트에 사는 50대 주민은 "어떨 때는 학교 바로 위로 날아가는 것처럼 낮게 날아다녀 위험하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아파트 상가 상인은 "비행기가 수시로 날아다니는데 고도가 낮아서 위험하다고 느낀 게 한두 번이 아니다"며 "군 공항을 옮길 수가 없다면 이착륙 방향이라도 다시 검토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대책 마련을 위해 주민이 단체 행동에 나설 움직임도 보인다.
김철수 포항시의원은 "군 공항 관련해 사고도 더러 발생하고 평소 소음 등으로 피해도 커서 주민 불만이나 불안이 큰 만큼 조만간 의견을 모아서 대책 마련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공항 건립 초기에는 주변에 민가가 적었으나 세월이 지나면서 민가가 늘고 고층 건물도 생긴 것이 달라진 점이다.
한 주민은 "현실적으로 군 공항 이전이나 활주로 방향 변경이 어렵다는 것을 안다"며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도 없고 이래저래 걱정"이라고 전했다.

sds1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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