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노동자 추락 사망…건설사 대표 징역형
대전 중대재해처벌법 첫 기소건, 법정구속은 면해
(대전=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2022년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작업자가 추락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건설사 관계자들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형사5단독 장원지 부장판사는 22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건설사 대표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현장소장 등 건설사 안전관리 책임자(업무상과실치사) 3명에게는 각각 징역 6∼8개월을 선고했다.
하도급 업체 대표 B씨(중대재해처벌법 위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안전관리 책임자(업무상과실치사)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된 건설사에는 벌금 1억원, 하청업체에는 5천만원이 선고됐다.
A씨 등은 2022년 3월 8일 대전 대덕구 한 아파트 신축 건설 현장 2층 발코니에서 콘크리트 벽면을 다듬는 작업을 하다가 70대 근로자가 5.7m 아래로 떨어져 숨진 사고와 관련해 안전 확보 의무를 지키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대전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된 것은 A씨와 B씨가 처음이었다.
장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의 안전 의무 위반으로 피해자가 사망하는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해 죄책이 무겁다"며 "추락방지망이 설치됐다면 피해자가 사망하지 않았을 텐데, 공법상 추락방지망을 두 번 설치해야 한다는 비용 측면의 이유로 당시 안전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건설사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추락 방지 미조치 등 안전 의무를 위반해 7차례 적발됐었다"며 "건설 현장에서 가장 빈번한 안전사고인 추락 방지를 위한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해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반성하지 않아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건설사 관계자들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다만 도망할 염려가 없어 보이고 항소심에서 정상이 변경될 여지가 있다고 보여 법정구속을 하지 않았다.
장 부장판사는 "하도급 업체 관계자는 잘못을 인정하고 업체 규모가 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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