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 '최악 가뭄'에 환경부, '도암댐 활용' 본격 검토
과거 수질 문제로 방류 중단된 발전용 댐…지역 갈등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극심한 가뭄을 겪는 강원 강릉시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과거 수질 문제로 사용이 중단된 댐을 활용하는 방안이 본격 검토된다.
환경부는 김성환 장관이 22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도암댐을 찾아 댐 활용 가능성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도암댐은 1990년 남한강 최상류 송천에 발전을 위해 건설된 댐이다.
대관령 일대 물을 도암댐에 가뒀다가 15.6㎞의 관을 통해 강릉수력발전소에 보내 전기를 생산한 뒤 강릉시를 관통하는 남대천에 흘려보내는 방식의 유역변경식 발전이 2000년까지 이뤄졌다. 이후 도암댐에서 방류된 물이 남대천을 오염시킨다는 주민 반발에 2001년 3월 발전을 위한 방류가 중단됐다.
당시 도암댐 물 수질은 축산폐수와 고랭지 밭에서 사용된 퇴비 등이 유입돼 4급수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2006년 가축분뇨법 제정과 2007년 비점오염관리지역 지정에 따라 도암댐 상류에서 오염원 저감사업이 꾸준히 진행되면서 수질이 많이 개선됐다.
이에 도암댐에 저장된 3천만t의 물을 가뭄이 극심한 강릉시에 공급, 농업용수로 활용하고 현재 강릉시 주요 수원인 오봉저수지 물은 생활용수로만 쓰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도암댐 방류는 지역 갈등 사안이기도 하다.
강원 정선군은 도암댐에서 물을 내보내면 댐 퇴적물이 송천에 유입, 상수원이 오염되고 관광업이 타격을 입는다면서 도암댐을 '홍수조절용'으로만 써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선군은 도암댐이 건설된 이후 탁수(濁水)가 유입되면서 입은 생태·경제적 피해가 1995년부터 2016년까지 1조3천억원 규모라는 추산을 내놓기도 했다.
강릉시는 극심한 가뭄에 물이 부족해 지난 20일부터 수도 계량기를 50% 잠그는 방식의 제한급수에 들어간 상황이다.
강릉시 가뭄 단계는 21일 '심각' 단계로 격상됐다.
강릉시에 필요한 물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이날 낮 12시 50분 기준 18.8%로 예년 이맘때 저수율(68.7%)을 크게 밑돈다. 현재 수위에서 사수위(死水位)까지 불과 10m도 남지 않았다. 사수위는 저수지 취수구 아래 수위로 사수위 아래 물은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취수가 어렵고 퇴적물 때문에 오염도 심하다.
강릉에는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내린 비의 양이 403.4㎜로 평년 같은 기간 강수량(861.1㎜)의 47%에 그친다. 최근 2개월 강수량(182.3㎜)은 예년 강수량(487.2㎜)의 40%에도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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