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영역 하늘로 쓰는 편지 수정폼 제목 작성자 비밀번호 우찬아 오랜만이지. 형은 사실 이곳을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세 번은 들어오곤 했었어. 네 사진이 올라올까 싶어서... 아직도 이곳에는 너의 사진이 올라오지 않고 있지만. 사진이 올라오지 않으니 가끔은 더 믿기지 않는 것 같아. 사고 이후에 자꾸만 생각나고 그 현장에서 너의 마음이 어땠을지 상상하게 되니까 힘들더라. 그래서 억지로 너를 지워보려고 연락처도 삭제하고 카톡 숨김도 해보고 했는데 내 생각대로 되지 않더라고. 남자끼리 징그럽지만 네가 참 귀여웠잖아. 내가 귀여워할 때면 장난치지 말라며 놀리지 말라고 웃었는데 농담이 아니라 내 눈에 너는 항상 귀여웠어. 잘 지내고 있는 거니. 나는 아직도 같은 꿈을 꾸며 그 꿈 안에서 헤매고 있는데 너는 한 번도 나에게 모습을 보이지를 않네. 가끔은 그런 네가 얄밉기도 하다. 찬아. 네가 언젠가 형이 하는 부탁이면 다 들어주겠다고 했었잖아. 그래서 부탁을 하나 하려고 하는데 최근에 키가 큰 중학생 아이가 한명 갔을 거야. 그 아이를 보게 된다면 우찬이 네가 잘 좀 챙겨줘. 내 여자친구 학급 아이가 사고로 그곳에 가게 되었거든. 내 여자친구가 그 아이 때문에 걱정이 많아. 매일 울어. 아이들이 전부인 사람이라 아이들 이야기만 하면 세상에서 제일 환하고 신난 모습을 보이는 사람인데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에 충격을 많이 받았거든. 그 아이는 등치만 크고 겁이 많대. 그래서 죽은 걸 못 받아들이면 어떻게 하나 왜 친구들이랑 선생님이 안 보이나 하고 있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고 있어. 그 아이가 놀라지 않게 그곳에서 잘 적응할 수 있게 부탁 좀 할게. 그리고 그 아이가 장난이 많대. 뛰는 것도 좋아해서 자주 넘어졌었다는데 혹시나 호기심이 많아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다가 넘어지면 네가 좀 봐주라. 네가 옆에서 잘 봐주고 있을 거라고 하면 내 여자친구도 마음을 조금은 놓을 것 같아서... 부탁 좀 할게. 선생님이 많이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있다고 전해주면서 가끔은 선생님 꿈에 놀러 가라고 잔소리도 해줘. 장마철이라 몇 주간 가지 못했었는데 조만간 현충원 놀러 갈게. 저장 취소